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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pa/2007 'The Windows Of My Soul'

양파 "공백은 두렵지 않았지만 음악이 그리웠다"

yangpaholic 2020. 1. 26. 23:07

6년 만에 새앨범 'The Wondows of My Soul' 발표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7.05.10 08:14

 

 

동그란 눈을 크게 뜬 가녀린 몸의 여자가 웃는다. 전 소속사와 지루한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쓰디쓴 눈물을 삼켰을 테지만 양파(본명 이은진)는 해맑았고 예뻤다. ‘애송이의 사랑’을 애절히 부르던 ‘여고생 가수’ 양파는 어느덧 어여쁘고 성숙한 숙녀가 됐다. 오는 17일, 6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양파와 뜨거운 봄볕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양파는 6년의 공백과 무대에 대한 그리움, 행복했던 유학시절 등을 신중히, 간결히 웃으며 들려줬다.

양파는 “예뻐졌다”는 말에 “3년간 치아교정을 했고, 다이어트와 운동을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공백이 두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공백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공백을 좋아했다. 그런데 다만 음악을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 마음 아팠다”고 했다.

“어차피 내겐 늘 공백이 길었어요.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음반활동을 한 시간을 합해봐도 1년 밖에 되지 않아요. 9년은 공백기였죠. 거기에서 미국 유학을 했던 1년 반을 제외해도 7년 반이 공백이었는걸요.”

양파는 담담했지만, 그 사이 수많은 가수들이 등장했고, 양파는 조금씩 잊혀져갔으며, ‘발라드의 여왕’ 자리도 바뀌고 있었다. 양파는 “그런 자리(발라드의 여왕)는 누구만의 것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당시 여자가수로서 상당히 많은 음반판매량을 기록했지만, 누구든 또 그렇게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여유로왔다. 그래서 위기감도 없었다고.

더 이상 잃을게 없었던 탓에 부담감은 없었고, 그저 공백이 좀 길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시시 웃는다. 그러면서도 “컴백할 때마다 항상 좀 어색하고 그렇다”면서 “요즘 어린 친구들은 노래를 너무 잘하더라. (후배들과의 경쟁에)압박감이 좀 있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러나 양파는 공백기간 동안 고독과 조울증과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평소에도 조울증이 좀 있었다는 양파는 “예전 주위 사람들이 나더러 ‘어둡다’느니 ‘어둠의 자식’이라니 할 만큼 조울증이 좀 심했는데,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며 또 웃는다.

양파는 아픈 마음을 술로 달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술 마시는 날이 잦았다. 그러나 2005년 소속사 문제가 해결되면서 차츰 안정을 찾았고, 신앙심을 다시 키우게 되면서 ‘평범한’ 생활을 되찾게 됐다.

 

 

 

 

그래도 버클리 유학시절엔 더 없이 행복했었다. 2001년 미국 보스턴으로 떠난 양파는 1년 반 동안 버클리에서 유학하며 다신 없을 자유를 만끽했다. 가끔 현지 유학생들의 눈이 자신을 불편하게 했지만 어떤 압박이나 마음의 채찍질 없이 편히 ‘놀면서’ 황금기를 보냈다.

6년 터울의 새 앨범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 오히려 양파는 오랜만에 돌아와서 이질적인 음악을 하면 사람들이 낯설어 할까봐 긴 공백 후 첫 음반은 과거의 음악 그대로를 되살리기로 했다. 타이틀곡은 히트 작곡가 박근태가 만든 ‘사랑... 그게 뭔데’. 도입부의 첼로와 현악의 아름다운 선율이 양파 특유의 절제된 애절함과 잘 어울렸다. 음반의 전체 프로듀싱은 김도훈이 맡았다.

양파는 머릿곡 ‘Marry Me’와 마지막곡 ‘친절하네요’ 두 곡을 작곡했으며, 가사는 6곡에 참여했다. 6곡의 가사에는 눈물로 쓴 사연도 담겨 있을 법 했지만 양파는 혼자만의 아픔보다는 대중이 공감하는 ‘개인적 이야기’를 노랫말로 썼다. 공백이 길었고, 직설적이고 사실적인 가사가 트렌드인 현 가요계에서 대중성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양파는 키를 한껏 높여 가성으로 부른 ‘Marry Me’에서 한 남자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친절하네요’에서는 헤어진 옛 연인이 자신에게 베풀었던 친절함을 다른 여자에게도 베푸는 모습에 한숨도 쉬어보고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해서는 팬들에게 메시지도 전한다. ‘그녀를 버려요’는 여자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자신이 친구의 이야기를 펑키한 80년대 스타일의 빅밴드 선율에 실었다.

수년간 남자친구가 없었다는 양파는 똑똑하고 자기세계가 분명한 남자를 원한다고 했다. 외모는 상관하지 않지만 스타일이 좋은 남자가 좋다고. 그러나 남자보다는 긴 공백에서 돌아온 만큼 일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어머니가 결혼을 빨리 하라고 하지만 아직 해야할 일이 많아 결혼을 한참 후에나 해야될 것 같다며 편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아이는 빨리 갖고 싶다며 크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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