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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홀릭
가수 양파, 뮤지컬 배우 이은진을 입다(인터뷰) 본문
2017-01-04 10:32
가수 양파가 생애 첫 뮤지컬 '보디가드'에 도전했다. 이유는 단 하나, 그의 우상이었던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들을 마음껏 부를 수 있다는 점 때문. 하지만 처음의 단순한 생각과는 달리 그가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은 늘어만 갔다. 마치 지옥과도 같았던 2달여 간의 훈련이 지났고, 양파는 그렇게 뮤지컬 배우 이은진이 됐다.
"뮤지컬을 노래의 연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180도 다른 세계였어요. 사실 전 음반 작업을 할 때 몸보단 머리를 많이 써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악을 만들지'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죠. 정신적으로 더 괴로운 편인데 뮤지컬은 체력이 안 되면 2시간 정도의 공연을 버텨낼 수 없으니까 체력 훈련부터 엄청 힘들었어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해진 훈련 시간이 있고 전 뮤지컬이 처음이라 그 외의 시간에 모자란 부분을 채웠죠. 나머지 공부를 밤 9시까지 하고 그랬어요."
뮤지컬계에 입문하며 이은진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연기와 춤이었다. 그중에서도 자타공인 몸치라는 그는 춤 연습이 특히 고달팠음을 토로했다.
"뮤지컬을 하기 전 손짓, 눈빛만 하면 된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막상 보니 엄청난 안무가 있더라고요. 저 혼자 춤을 못추니까 안무 시간마다 너무 우울했어요. 3주쯤 지났을 땐 '하차를 해야 하나' 싶었죠. 전체를 위해서 제가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레이첼 역에 저 말고도 정선아씨와 손승연씨가 있는데 셋이 같이 연습을 하면 저 혼자 아이같이 보여서 살도 찌웠어요. 그래도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싶었던 게 훈련을 하면 되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연기는 좀 나았다. 극중 레이첼 마론 역에 몰입해서일까. 실제로 본 그는 첫 뮤지컬이라는 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 놀라움을 안겼다.
"아직까지 연기 혹평이 없어서 신기해요. '보디가드' 출연을 확정하자마자 연기 선생님에게 배우기 시작했어요. 제가 평소에 말이 별로 없는 편인데 모든 대사를 소리를 내서 해야 하니 처음엔 딕션을 정확하게 내는 게 어려웠죠. 극중 레이첼 역도 성격이 강해서 계속 화를 내는 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강한 캐릭터가 많이 나오는 영화들을 찾아보며 연습했고요. 어느 순간 드라마를 봐도 시청자의 눈이 아닌, 연기자의 눈으로 보게 되더라고요.(웃음)"
지금이야 푹 빠져있지만 사실 뮤지컬은 이은진에게 생소한 세계였다. 가수로서의 삶이 더 중요했던 그는 꾸준히 받아온 뮤지컬 출연 제의들을 매번 거절해왔다.
"지난 2003년 '지킬 앤 하이드'를 제안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는 뮤지컬을 한다는 생각을 못해서 거절했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요. 그 사이에도 꾸준히 제안을 받았지만 매번 거절했어요. '보디가드'도 처음엔 거절했고요. 그런데 막상 들어와서 보니 정말 예쁜 세상이더라고요. 전 늘 혼자 생활했기 때문에 여기서 다시 배우고 있는 느낌이에요. 이렇게 호되게 훈련받는 기회도 계속 주어졌으면 하고요. 이 안에서 제가 성장하고 있는 게 느껴져요."
그런 의미에서 '보디가드'는 이은진에게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그가 뮤지컬에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준 최초의 작품이니 말이다. 이은진이 '보디가드' 출연을 결심하게 된 건 오로지 휘트니 휴스턴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다.
"휘트니 휴스턴은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보디가드'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가수가 되고 싶다'고 꿈꾸게 해준 사람이에요. 지금도 노래를 잘하는 여가수들이 많지만 앞으로 휘트니 휴스턴만큼의 에너지와 아우라를 가진 디바가 또 나올까 싶어요. 자신의 삶은 안타까운 점은 많지만 음악만큼은 시대를 거슬러 가치를 증명할 사람이죠. 그의 음악을 다시 들으니 '중학교 때 오디션으로 봤던 곡이구나'라는 생각이 뒤늦게 떠올랐어요. 뮤지컬은 자신이 없었지만 노래만큼은 잘 할 수 있으니까 이 작품은 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가 생겼죠."
이번 기회를 통해 뮤지컬의 매력을 알아버린 이은진은 앞으로 다른 작품들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미스 사이공'을 꼽기도 했을 정도. 하지만 그는 뮤지컬 배우 이상으로 가수 양파의 행보가 중요하다고 피력했고, 2017년 하반기 정규 앨범과 함께 팬들 곁을 찾을 것을 약속했다.
"사실 주변에서 제게 '데뷔 20년 차'라고 말해주시는데 전 '데뷔 8년 차'라고 말해요. 제가 원했던 건 아니었지만 공백기가 많아 가수 생활을 알차게 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전 아직 가수 양파로서의 모습이 더 우선이에요. 이번 뮤지컬이 끝나면 정규 앨범을 2017년 가을쯤 발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고요. 그전에 2017년 상반기쯤엔 싱글이나 미니앨범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그래도 앞으로 하게 될 콘서트는 정말 기대가 돼요. 원래 제가 콘서트에서 춤을 안 췄는데 '보디가드'로 춤출 게 생겼잖아요.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도 부를 기회가 생겼고요. '뮤지컬을 해보니 정말 매력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http://news1.kr/articles/?287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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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junews.com/view/2017010414371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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